Erik Satie, Gymnopédies 에릭 사티, 짐노페디
원래 "짐노페디"란 고대 스파르타의 연중 행사의 제전의 하나로, 나체의 젊은이들이 합창과 군무로써 춤을 추며 신을 찬양한 것을 말하는데, 사티의 '짐노페디'는 1888년 작곡된 3곡의 모음곡이다.
사티는 이 고대의 제전의 춤을 3곡으로 된 피아노 모음곡으로 그린 것이다.
처음엔 일정한 리듬이 반복되어 단순한 듯 들리나 절제된 선율의 고대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3개의 짐노페디' 는 청정지대에서 길어 올린 맑은 샘물처럼 세속의 때가 묻지 않고 투명하다.
현란한 기교와 숭고하고 장엄한 분위기만을 음악의 미덕으로 삼던 시류에 반기를 든 그의 음악은 한마디로 솔직 담백하다.
멜랑꼴랑한 부분이나 밝고 쾌활한 악절이 모두 그렇다.
에릭 사티는 21세부터 몽마르트의 카바레 <흑묘- 검은 고양이>에서 피아니스트로 일하면서 세 개의 중요한 피아노 연작인 <사라방드>(1887),<짐노페디>(1888) <그노시엔느>(1890)을 작곡한다.
<짐노페디>는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사티의 곡이 되었다.
사티는 당대 최고의 음악가 '드뷔시'와 오랜 우정을 나누었는데, 그의 영향을 받은 드뷔시는 <짐노페디> 두 곡을 관현악으로 편곡하였으며, 제 2번은 리처드 존스가 편곡하였다.
뉴에이지의 시초가 어떤 누구 하나에 의해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명상적 특성, 간결미, 맑고 깨끗한 화성, 절제된 멜로디, 신비스러움 등의 모습이 바로 186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에릭사티(Eric Satie)의 음악에서 잘 나타난다.
당시의 음악매니아 및 작곡가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음악으로 치부되었던 작품들이 지금의 뉴에이지를 예견하고 있었다.
약 150여년 전에 말이다.
뉴에이지 음악은 1990년대의 중,후반의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다원론적 경향에 묘하게 일치된 점이 많았다.
사실 그 음악은 요한 파헬벨의 '카논'이나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 등에서도 일찌기 그 조짐이 보였었지만 대중들에게 쉽게 이해되지 못했다가 2000년대 몇몇 아티스트들에 의해 확산되기 시작했다.
제1번 느리고 비통하게(Lent et douloureux)
프랑스 인상주의에서 많이 쓰는 장 7도 화음을 사용해 한층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곡이다.
왼손의 G음과 오른손의 F샤프의 불협화음이 미묘하게 교차되며 줄곧 느리게 움직이지만 그 빈 여백은 감상하는 사람들의 사색으로 채울만큼 깊이가 있다. 신비스러운듯 단순한 코드 진행이지만 4마디 이후 오른손의 한 층 위에 떠 있는 듯한 멜로디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끈다. 전체 30마디는 절제된 구조로 반복되지만 화성과 비화성의 움직임, 길이가 다른 프레이징 덕분에 큰 다이나믹의 변화없이도 불안하거나 지루하지 않게 진행된다.
제2번 느리고 슬프게(Lent et triste)
조표가 사라진 C장조에서 4마디의 전주는 더 작고 조심스럽게 시작한다. 엇박자로 시작하는 1번의 멜로디와는 다르게 정박자로 시작하는 멜로디 선율은 18마디까지 4마디 같은 리듬의 패턴으로 움직이다 19마디부터 간격이 좁아진 감화음 (diminished chord ) 위에 오른손의 긴 음들이 자연스러운 엇박자를 만들어낸다. 이어 처음에 시작했던 멜로디가 혼란스럽게 반복하다 다시 끝을 향하며 여운을 남긴 후 마무리된다.
제3번 느리고 장중하게(Lent et grave)
희미했던 1-2번의 조성과 다르게 3번은 장중한 느낌을 갖으며 A 단조의 선명한 화성으로 무거운 진행을 한다. 전체 60마디 동안 끝날듯 말듯한 종지부가 곡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다 마지막 음을 다시 시작처럼 A단조의 화성을 드러내며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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