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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이야기

Brahms, Violin Sonata No.1 in G major, Op.78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Brahms, Violin Sonata No.1 in G major, Op.78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은 1879년에 작곡되었다.
브람스의 친구인 빌로트는 이 곡에 1878년의 이탈리아 여행의 인상이 남아 있다고 기술했는데 확실히 브람스 특유의 로맨티시즘 외에 남국의 명랑함과 정열이 느껴진다.
그러나 곡의 구성은 브람스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어 작곡가의 제 3기를 특징 지우는 각악장간의 관련성에도 부족함이 없다.
종종 비의 노래로 불리기도 하는데 제3악장의 시작 부분의 주제로 전에 작곡한 가곡 비의 노래를 썼기 때문이다.
이 선율은 1악장과 2악장의 주제 동기와도 연관되고 3악장에서는 2악장의 주제가 부주제로 쓰이며 명백하게 전 곡의 유기적인 통일을 도모하고 있다.

브람스는 일생에서 바이올린 소나타를 세 곡밖에 남기지 않았다.
본디 적어도 여덟 곡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결과적으로 세 곡만이 남아있는 이유는 순전히 자기 비판에 철저한 브람스의 습관때문일 것이다.
그는 평소 출판하기에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작품은 과감하게 폐기했다.
때문에 남아있는 작품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비가 하염없이 흩뿌리는 날,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듣고 있노라면 절로 나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된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의 첫 주제부터 듣는 이를 음울함으로 이끌며 이내 브람스만의 정서를 내뿜는다.
수많은 명반이 존재하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선율이 인상적인 이차크 펄만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싶다.
이차크 펄만이 주제인 3개의 D음을 첫 머리에 제시한다.
이 주제를 다니엘 바렌보임의 피아노가 받아서 부단하게 움직인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우아한 가락을 빚어내는데 생각보다 광택이 강하다.
오히려 바이올린의 우아한 아름다움과 피아노의 고상한 품격이 마치 맑은 호수를 바라보는 듯 투명하고 상쾌한 기분이 넘쳐 흐른다.
절대적 이상과 뚜렷한 형식미를 가장 적절히 표출하는 장르인 실내악의 명제를 너무 충실히 살리고 있다.
펄만의 독특한 비브라토는 바이올린의 저음에서 더욱 매력을 발산하며 사무친 우수와 깊은 명상의 세계로 초대, 어느새 듣는 이를 매료시킨다.

1악장 Vivace ma non troppo
주제는 피아노의 반주 위에 바이올린이 제시한다.
경쾌한 성격의 제1주제와 위풍당당한 제2주제로 제시부가 형성된다.
제2주제는 D장조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연주한다.
전개부에서는 절묘한 대위법이 펼쳐진다. 발전부는 먼저 제2주제를 연주하며 이어서 제1주제가 G장조의 피아노로 연주된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전체에 걸쳐 몇 번이고 되풀이되는 3개의 D음이 곡 첫머리에 제시된다.
하나의 악기로 표시된 주제는 다른 악기로 받아서 움직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의 곡상이 표현되며 바이올린과 피아노에 의해 우아한 가락을 빚어내고 있다.
이후 전개부에서는 절묘한 대위법이 펼쳐지는데 조옮김과 대위법적인 진행이 연결되고 재현부는 G장조의 제1주제로 시작하며 제2주제와 코다로 진행되며,
코다는 제1주제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끝을 맺는다.

2악장 Adagio
표정이 풍부한 민요풍의 선율이 피아노만으로 한동안 연주된 후 비로소 바이올린이 주제를 노래한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이 악장에서 제1부 주제는 피아노가 민요적인 선율로 제시하고 제2부는 E flat단조로 피아노 독주가 시작되며 제3부는 제1부의 재현이다.
애잔한 감정의 파문이 빗줄기 사이로 선명하게 보이는 듯한 악장으로 밝은 음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기본은 죽음의 노래에 가까운 애상이다.
이렇게 심연으로 빠져드는 느린 악장도 흔하지 않다.

아마도 흐르는 선율은 어린 시절의 추억일 것이다.
단순한 가락은 민요풍의 성격을 띄고 있어 전원의 풍취를 느끼게 한다.

3악장 Allegro molto moderato
아주 부드럽게 노래하는 제1주제의 바이올린 선율의 첫 머리 동기는 그의 가곡에서 차용한 비의 노래다.
이 선율은 D장조이고 뒤이어 D단조로 노래되는 것이 제1부주제다.
이 선율은 우아함의 전형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피아노의 리듬이 재미있다.
여기서부터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다정한 대화가 계속되는데 그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2부주제는 E flat장조로 2악장 첫머리에서 들었던 바로 그 선율이다.
코다 부분도 예사롭지 않다.
피아노 선율을 중심으로 제법 길게 지속되는데 그만큼 상당한 감정의 기복이 깃들어 있기 때문다.
이 곡의 가장 아름다운 악구이다.
졸졸 흐르는 시내와 퐁퐁 울리는 샘의 울림이 자연의 상냥한 위로나 체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