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이야기

Henryk Wieniawski, Violin Concerto No. 1 in F sharp minor, Op 14

withyouclassic 2024. 11. 20. 08:45

Henryk Wieniawski, Violin Concerto No. 1 in F sharp minor, Op 14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헨릭 비에냐프스키는 낭만주의 바이올린 음악의 부상 시기에 등장했다.
그는 아홉 살 때 피아노를 치는 동생 요제프(Jozef)와 파리 음악원에 들어가 공부했다.
교양 있는 어머니의 살롱에는 폴란드의 선배인 쇼팽과 시인 미츠키에비치(Mickiewicz)가 드나들었다.
헨릭이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형제는 선배 앙리 비외탕(Vieuxtemps)과 함께 연주했고, 당대의 대가와 차례로 교류하며 주목받았다.

비에냐프스키 이전까지 바이올린 협주곡의 레퍼토리는 많지 않았다.
1844년에 13세의 요제프 요아힘(Joachim)이 잊힐 뻔했던 베토벤과 그를 잊는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다시 연주했지만, 브루흐와 브람스, 사라사테의 곡이 나오려면 아직 더 있어야 했다.
베토벤, 멘델스존, 비외탕 외에 비에냡스키가 연주한 비오티(Viotti), 로드(Rode), 리핀스키(Lipinski), 에른스트(Ernst)는 오늘날 정규 프로그램에 들지 못하는 음악들이다.
한 세대 전에 슈만이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고 싶었다면, 비에냐프스키는 ‘바이올린의 쇼팽’이 필요한 때에 등장했다.
그의 역할은 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것이었다.
용과 맞서 싸우고 탑에서 공주를 구해내는 낭만주의 원정을 바이올린으로 치러야 했다.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1851년부터 1853년에 걸친 러시아 여행 중에 작곡되었다.
먼저 작곡된 3악장 론도가 1852년 오데사에서 연주되었고, 여행을 마친 이듬해 라이프치히에서 전곡이 초연되었다. 그의 나이 17세에 불과했다.

총 30분이 조금 못되는 길이 가운데 첫 악장이 15분가량으로 나머지 두 악장을 합친 것보다 길다. 멘델스존이 대담하게 처음부터 독주를 끌어냈다면 소년의 출발은 신중하기 이를 데 없다.
비에냐프스키는 고민하는 클라리넷에게 F샤프 단조의 시작을 맡긴다.
그와 주고받으며 전체를 장악한 현악은 장조의 좀 더 낙관적인 평원으로 안내한다.
등 떠밀리다시피 등장한 독주는 아직 첫 고민에 머물며 밝은 곳으로 나아가기를 주저한다.
이내 스스로 앞길을 헤치기 시작하고, 현이 제시했던 황홀경에 당도하지만,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모색한다.
더 밝은 빛을 갈망하는 듯한 고독한 몸부림으로 첫 악장이 끝난다.

두 번째 악장은 기도(preghiera)이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쓴 ‘달빛의 음악’을 연상케 할 만큼 아름다운 현과 호른의 합주가 밤이 깊었음을 알리면, 바이올린이 절절히 기도한다.
고요한 성찰의 시간이 마무리되면 트럼펫이 아침을 알리며 3악장이 시작된다.
바이올린은 분연히 일어나 확신에 찬 발걸음을 옮긴다. 폴란드 민요에서 온 춤곡 끝에 잠시 서정적인 선율로 오케스트라에 고마움을 전한다.
다시 화려한 비르투오시티로 돌아가 첫 번째 비상을 자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