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이야기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겨울' Piazzolla,Four Seasons of Buenos Aires : Invierno

withyouclassic 2024. 11. 19. 21:59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의 탱고 음악 작곡 가이자 반도네온 연주자이다. '리베르탱고' '망각' '밀롱가' 등으로 유명한 피아졸라는 자신만의 탱고 스타일을 구축해 아르헨티나 탱고 시대를 열었다.

춤곡이었던 탱고 음악을 순수 음악, 감상용 음악으로 발전시킨 '누에보 탱고 Nuevo tango'의 창시자, 피아졸라. "나에게 있어 탱고는 발보다 귀를 위한 것이다."라는 그의 말은 피아졸라의 누에보 탱고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라 본다.

파리에서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고 작곡하는 과정 중에서도 피아졸라는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창조해 내기 위해 고민했다. 그는 1955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부에노스아이레스 8중주단을 창단하며 본격적인 탱고음악 작곡활동을 시작한다.

바흐의 대위법부터 라벨과 드뷔시의 프랑스 클래식 음악, 그리고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모두 섭렵한 피아졸라는 아르헨티나 전통음악에 불과했던 탱고를 클래식이나 재즈 어법과 결합시킨 새로운 개념의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바꾸며 이른바 누에보 탱고(Nuevo tango)라 불리는 탱고시대를 열었다.

반도네온, 바이올린, 첼로, 더블베이스,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구성의 실내악으로 연주되는 그의 탱고음악은 더이상 무도장에서만 연주되는 음악이 아닌 음악당에서 연주되는 장르로 발전하였다.

순수 탱고음악을 하는 작곡가와 연주자들은 그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탱고의 전통을 훼손하였다고 비판하기도 하였지만,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를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재즈를 클래식과 접목시킨 미국 작고가 조지 거쉰처럼, 탱고를 클래식과 접목시켜 자기 나름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한 ‘탱고의 전설’로 불리는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피아졸라의 곡들은 매우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의 곡들은 연주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연주를 듣는 관객들에게도 재미를 주고 또 기억에 쉽게 남는 멜로디와 리듬을 가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Yo-Yo Ma)가 그의 동료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한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Libertango)는 그가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유명해질 수 있는 큰 계기가 된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요마의 첼로 선율과 탱고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아코디언소리, 그리고 탱고리듬을 살려주는 피아노와 더블베이스의 리드미컬한 진행을 듣고 있자면 내가 마치 탱고의 고장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만든다.

피아졸라,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Piazzolla,Four Seasons of Buenos Aires)는 그의 고향 부에노스 아이레스 항구의 사계절을 표현한 곡이다.

동명의 작품인 비발디의 <사계>와 동일하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작곡한 당시에는 모음곡이 아닌 각각의 독립된 곡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그의 친구인 작곡가 레오니트 데샤트니코프는 비발디의 「사계」의 새로운 버전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피아졸라의 탱고 오페라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마리아」라는 작품에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겨울」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다른 작품 속에서도 나머지 계절을 발견, 이를 모아 친구인 데샤트니코프에게 피아졸라의 탱고곡을 클래식 바이올린 협주곡처럼 편곡을 의뢰했다.

데샤트니코프는 탱고 앙상블을 위한 이 곡을 비발디의 협주곡과 같은 편성으로 오케스트레이션했고, 원곡에는 없던 비발디의 악상을 인용해 넣었다.

겨울(Invierno Porteno, 1970)

전반부에서는 현악기의 무거운 반주를 배경으로 독주 바이올린이 자유분방한 집시 스타일의 멜로디를 연주한다.

도시의 춥고 황량한 겨울을 묘사한다.

하지만 겨울의 황량함만을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열광적인 에너지의 폭발도 존재하며 그 둘의 뚜렷한 대조가 특징이다.

피아졸라 탱고의 독특한 하모니와 리듬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겨울 분위기를 반영하여 예측 불가능함과 불안감을 전달하기도 한다

.

곡의 마무리에 접어들면 기존의 탱고 분위기와 상당히 이질적인, 마치 캐롤을 연상시키는 서정적인 멜로디가 등장하며 의외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곡이 끝날 무렵 비발디의 <겨울> 2악장의 주제선율이 피치카토로 등장한다.